스물다섯 스물하나의 다음 세대 이야기
작년에 김태리와 남주혁 주연의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재밌게 보았습니다. 배경이 되는 시대가 내가 지내온 시대는 아니지만, 그런데도 김태리 배우의 사랑스러움에 반해서 열광적으로 챙겨봤었습니다. 마음을 다해 매주 기다리며 봤던 만큼 기대가 커서 그런지 결말에 실망도 많이 했지만, 아직도 밥 먹을 때나 휴식이 필요할 때 틀어놓을 정도로 좋아하는 마음으로 보는 드라마입니다. 최근에 평소 좋아하던 김유정 배우가 여자 주인공으로 나오는 청춘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개봉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껴두었다가 보게 되었습니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같은 결의 영상미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세기 소녀와 비슷한 점은 공중전화가 주인공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공중전화를 경험했던 세대라면 삐삐로 연락받고 공중전화로 달려가 연락하는 감성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인터넷을 통해 연락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는 인터넷 채팅으로, 20세기 소녀에서는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이메일을 확인하고 보내는 장면에서 실제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특유의 글씨체가 더욱 옛날 감성을 불러일으킵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에서는 주인공 희도가 만화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20세기 소녀에서 주인공 보라는 비디오 가게 딸입니다. 비디오 가게와 만화방은 그 시절 PC방입니다. 학생들이 가장 많이 들락거리는 장소이며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입니다. 청춘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에 딱 맞는 설정입니다. 두 작품은 닮은 점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두 작품을 비교하며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을 찾아보았습니다.
영화의 배경지, 청주
청주는 아주 잘 아는 도시여서 영화에 등장하는 청주 관련 장소가 나올 때마다 정말 신기했습니다. 청주의 지명을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영화는 작년 겨울에 청주와 청주 근처 도시인 충주에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눈에 익은 장소들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럭키아파트는 남자 주인공의 집으로 묘사되는데 실제로 청주에 있는 아파트 이름입니다. 근처에 고등학교가 있는데 영화 주인공들이 다닌 학교가 이곳일지도 모른다고 상상하며 감상했습니다. 그 외에도 우암산과 벽화마을로 유명한 수통골, 벚꽃 길이 아름다운 무심천 등 청주 사람이라면 매우 익숙한 단어가 들릴 것입니다. 또 하나의 재밌는 점은 청주 출신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것입니다. 보라의 성인 역할로 한효주 배우가, 보라의 고등학교 선생님으로는 이범수 배우가 연기합니다. 그들이 구사하는 충청도 사투리도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영화감독도 청주 출신이라고 합니다. 촬영 당시 고향에서 영화를 찍는 기분이 어떤지 궁금해집니다.
사랑과 우정
보라와 연두는 매일 붙어 다니는 친한 친구입니다. 연두는 심장이 아파서 미국으로 수술받으러 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연두는 그러던 와중에 사랑에 빠집니다. 보라는 연두가 미국으로 치료받으러 가 있는 동안, 연두가 좋아하는 사람인 '백현진'에 대해 관찰하고 이메일로 알려주기로 약속합니다. 보라는 연두를 위해 매일 관찰하며 현진의 모든 것을 기록합니다. 그러던 중 현진이의 가장 친한 친구인 운호를 만나게 되고 같은 방송반에 들어갑니다. 계속 현진이를 관찰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지고 현진이는 보라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믿게 됩니다. 현진이는 보라에게 사귀자고 고백까지 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보라는 운호에게 마음이 가고 현진은 그냥 관찰 대상이라며 고백을 거절하게 됩니다.
나중에 보라는 연두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본인의 진심을 숨기지만, 연두도 보라를 위해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하라고 합니다. 이로써 둘의 우정은 더욱 굳건해집니다. 보라는 본인의 마음을 깨닫고 그 마음을 전하기 위해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게 된다면 결말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라와 운호 역할을 맡은 배우의 이미지가 첫사랑을 그리기에 잘 어울립니다. 첫사랑의 아련한 기억이 생각난다면 이 영화를 보며 추억에 잠기면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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