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
23살의 스즈메는 남편이 해외에서 일하고 있고 남편이 맡긴 거북이를 돌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안부보다 거북이에게 먹이를 주었는지 궁금해하는 남편이 얄미워 가끔 거북이를 밖으로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거북이 수조를 청소하다가 먹이가 쏟아지지만, 통화를 하느라 하수구가 막히는 것도 모르다가 물이 넘쳐서 그제야 하수구 수리 업자를 부르기도 하는 등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는 중에 스즈메는 스파이를 모집한다는 다소 황당한 전단을 보게 됩니다. 손톱만 한 전단은 어딘지 모르게 엉뚱하고 이상합니다. 그 이후 자신의 존재감에서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금방 잊어버리고 친구 쿠자쿠를 만나러 가지만, 친구 쿠자쿠가 갑자기 2시간이나 기다려 달라고 합니다. 약속 시간이 2시간이나 미뤄졌음에도 화를 내기는커녕 줄넘기를 사와서 공원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또 무언가에 홀린 듯이 영구 파마라고 적힌 가게에 우연히 들어가서 머리를 합니다.
기묘하지만 웃긴 상황
파마를 해주던 미용사가 파마를 기다리는 동안 춤을 추도 되냐고 물어봅니다. 지금이 아니면 춤 연습 할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스즈메는 만나기로 약속한 쿠자쿠에 대해 생각합니다. 쿠자쿠와 경마를 해서 200만엔(한화 약 2천만원)을 상금으로 받은 경험을 떠올립니다. 쿠자쿠는 에펠탑이 보이는 곳에서 프랑스 남자와 평생을 함께하고 싶어 합니다. 일본 블랙 코미디 특유의 연출이 재미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쿠자쿠는 캄보디아로 촬영하러 간다고 떠나고 나니, 스즈메는 또 사람들에게서 점점 희미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때 갑자기 전에 봤던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스파이 모집 광고가 떠올라 무작정 가 보기로 결심합니다. 찾아가 보니 부부가 있었고 스파이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즈메를 보고 스파이가 딱 어울린다고 하는데 평범한 바보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아직 스파이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스즈메는 모든 상황이 당황스럽습니다. 임무가 내려오면 수행하면 되고, 그때까지 평범하게 살면 된다는 이야기와 함께 500만엔(한화 약 5000만원)을 받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갑자기 평범했던 일상이 스파이의 임무라고 생각하니 스즈메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하루하루가 재밌어집니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하게 만드는 방법
스즈메는 머리를 평범하게 바꾸고 선글라스도 구입합니다. 그때 갑자기 스파이 부부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어디선가 스즈메를 지켜보고 있던 부부는 스즈메에게 지금 하는 행동은 정체가 탄로 날 수 있다며 조심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지루한 일상도 스파이 임무가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는 상황이 바뀌었을 뿐인데 일상이 특별해지는 것 같습니다. 부부는 스즈메에게 평범하게 살아가기 위한 훈련을 하게 합니다. 첫 스파이 임무입니다. 기억에 남지 않을 만한 주문을 해보라고 해서 라자냐를 시켰는데 점원은 스즈메가 라자냐를 주문한 것을 정확히 알고 묻지도 않고 스즈메 앞에 놓아줍니다. 이렇게 부부가 준 미션은 실패한 듯합니다. 하지만 장보고 영수증 전달하기는 훌륭하게 해냅니다. 똑같은 일상인데 갑자기 큰일을 해낸 것같이 피곤합니다.
새로운 시선으로 보기
스파이라고 하는 부부는 12년째 임무가 내려오지 않고 있다고 했습니다. 진짜 스파이 일을 하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언제 올지 모르는 연락을 기다리며 평범하게 지내는 임무에 최선을 다합니다. 연구소에서 다른 연구소로 위험한 물질을 이동해야 할 때, 평범한 사람이 대중교통으로 전달한다고 합니다. 얼마 전 읽은 책인 '뜻밖의 스파이 폴리팩스 부인'에서도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할머니가 스파이 업무를 해냅니다. 정말로 평범한 일상에 스파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영화는 평범한 일상에 스파이가 된다면 일상이 어떻게 새로워지고 달라지는지 알려줍니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마치 내가 스파이 관련 업무하고 있고 최대한 눈에 띄지 않도록 지내기로 한다면 색다르고 새로운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한 일상을 특별하게 바꾸는 방법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을 읽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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